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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카르멘

꽃은 시들었지만 향기는 남아 있다네 <카르멘>

by salarygoodbye 2024.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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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오페라 공연이 활발한 나라였지만, 이탈리아나 독일의 베르디나 바그너 같은 대가들과 견줄 만한

프랑스 작곡가의 작품을 찾기 쉽지 않다. 이는 프랑스 오페라에서 극적인 느낌, 즉 드라마를 이끌어주는 박력 같은 요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극적 장치의 부재는 싱거운 음악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은 이러한 프랑스 오페라의 일반적인 성향에서 벗어난 대표적인 예다. 참신한 극적 구성,

화려한 오케스트라 색채감, 이국적인 정서, 활기찬 리듬은 '카르멘'을 프랑스 최고의 오페라로 끌어올리는 충분한 요소다.

 

카르멘의 유혹

1830년대 세비야의 한 군부대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는 사랑과 욕망, 질투와 배신의 드라마를 통해 인간 본성의 복잡성을 탐구한다. 시골 처녀 미카엘라는 약혼자 돈 호세를 찾아 부대를 방문하지만, 그를 만나지 못하고 군인들의 추파를 피하며 자리를 떠난다. 이 단순한 시작은 곧바로 전개될 복잡한 사건의 전조일 뿐이다.

돈 호세가 부대에 복귀하자마자, 담배 공장의 여공들이 5분간의 휴식을 맞아 밖으로 나오고, 그중 가장 매혹적인 카르멘이 등장한다. 카르멘은 아리아 '하바네라'를 부르며 자신의 자유로운 영혼과 사랑에 대한 철학을 드러내는데, 이는 곧 돈 호세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예고한다. 돈 호세는 카르멘이 던진 꽃을 받으며 그녀의 유혹에 첫 발을 디디게 된다.

돈 호세의 몰락의 시작

카르멘과 동료 마뉴엘리타의 싸움은 극의 전환점이다. 카르멘이 칼을 사용해 마뉴엘리타를 상처 입히자, 돈 호세는 카르멘을 연행하지만, 그녀의 아리아 '세기디야'에 넘어가 도망을 돕고 만다. 이는 돈 호세의 몰락의 시작이다. 결국 그는 감옥에 가게 되고, 카르멘은 집시 동료들과 함께 떠돌며 담배 공장 일을 그만둔다.

카르멘의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에스카미요라는 매력적인 투우사가 그녀에게 추파를 던지지만, 카르멘은 "내 사랑은 오직 돈 호세뿐"이라며 그의 접근을 차단한다. 그러나 돈 호세와의 재회도 순탄치 않다. 카르멘이 돈 호세의 복귀 명령에 반응하는 방식은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긴장감 있게 만든다. 결국 돈 호세는 군인 신분을 잃고, 카르멘과 함께 밀수업에 가담하게 된다.

 

돈 호세와 카르멘의 갈등

밀수업 은신처에서의 삶은 돈 호세와 카르멘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킨다. 카르멘은 점점 돈 호세에게서 멀어지며, 타로 카드 점에서 자신의 죽음을 예고받는다. 돈 호세의 과거 연인 미카엘라가 등장하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에스카미요와의 결투, 미카엘라와의 재회, 그리고 카르멘에 대한 사랑과 분노가 얽히며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마침내 투우 경기장에서, 돈 호세는 카르멘에게 과거를 잊고 다시 시작하자고 애원하지만, 카르멘은 단호히 거절한다. 카르멘의 냉담한 태도와 에스카미요에 대한 사랑 고백은 돈 호세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이성을 잃은 돈 호세는 결국 카르멘을 칼로 찔러 죽이고,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환호 속에 홀로 남아 자신을 체포해 달라며 절규한다.

 

 비극적 결말

카르멘은 호세에 대한 실증을 느끼고 그를 떠나 다른 남자에게로 갑니다. 이는 그녀의 사랑이 일시적이고 변덕스러울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호세는 자신을 버린 카르멘을 용서하지 못하고 그녀를 칼로 찔러 죽입니다. 이 극단적인 행위는 호세의 사랑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잔인할 수 있는지를 드러냅니다. 사랑의 거부라는 측면에서 호세는 카르멘보다 훨씬 더 극단적이고 잔인한 모습을 보입니다.

남녀 간의 사랑은 흔히 순수하고 지고지순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때로는 야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은 이 점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사랑은 욕망에 취해 열정을 불사르다가도, 금방이라도 냉정하게 상대방을 거부할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우리는 두 주인공, 카르멘과 호세를 통해 사랑의 복잡하고 잔인한 면모를 목격하게 됩니다.  '카르멘'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본성을 탐구하는 작품으로서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깁니다.


명반추천

Maria Callas & Nicolai Gedda (1964):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와 니콜라이 게다(Nicolai Gedda)의 녹음은 전통적인 느낌을 잘 살린 고전적인 레코드입니다. 칼라스의 카르멘 역은 전설적인 명성을 지닙니다.

 

Teresa Berganza & Plácido Domingo (1970): 테레사 베르간자(Teresa Berganza)와 플라시도 도밍고(Plácido Domingo)가 출연한 녹음도 매우 유명합니다. 특히 베르간자의 목소리는 카르멘의 캐릭터에 잘 어울린다고 평가받습니다.

 

Elīna Garanča & Roberto Alagna (2009): 최근에 발매된 녹음 중에서는 엘리나 가란차(Elīna Garanča)와 로베르토 알라냐(Roberto Alagna)의 버전이 인기가 있습니다. 특히 가란차의 독특하고 강렬한 목소리가 카르멘의 강렬한 성격을 잘 드러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