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위한 공간은 마치 고요한 안식처와도 같습니다. 도서관의 정적 속에서, 개인 서재의 아늑함 속에서, 혹은 집에서 가장 조용한 방의 평온함 속에서,침대라는 가장 개인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독서의 순간을 통해 우리는 책과 하나가 됩니다. 외부의 소음이 닿지 않는 그곳에서, 우리는 편안한 자세로 책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가장 주관적인 책 읽기와 책에 대한 짜릿한 연애를 담은『침대와 책』. 이 책은 CBS PD 정혜윤이 온라인 웹진 서점에 연재한 칼럼 <침대와 책>을 책으로 엮은 것으로 너무나 잘 어울리는 단어의 조합으로 본인의 글솜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일상의 철학, 침대와 책의 만남
침대에 누워서 책 읽는 걸 정말 사랑하시는 분 같아요. 저는 누워서 15분을 넘기기 힘든 사람인데 완전 놀랐어요.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이나 생각들을 솔직하게 풀어놓는데, 우리가 평소 경험 해볼 법한 느낌을 받게 해주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요? 바로 작가가 추천해주는 책들을 직접 엿볼 수 있다는 거예요! 책을 단순히 깊이 있는 지식을 얻는 도구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나에게 힘을 주는 조언자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추천해주는 책들은 마치 따뜻한 차 한 잔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입니다.
특히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정말 강추하고 싶어요! 다양한 소설들을 소개해주면서, 그 소설 속 주인공들의 감정이나 상황을 마치 내 이야기처럼 풀어내요.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위로받는 느낌이 듭니다.
가장 생각이 나는 줄거리 두 구절을 소개
다음 날 그녀와 만났을 때 그녀에게 키스를 하려 하자 그녀는 몸을 뺐다. 그 전에 먼저 내게 책을 읽어줘야 해. 그녀는 진지했다. 나는 그녀가 나를 샤워실과 침대로 이끌기 전 반 시간가량 그녀에게 에밀리아 갈로티를 읽어줘야만 했다. 나중엔 나도 샤워를 좋아하게 되었다. 내가 그녀의 집에 올 때 함께 가져온 욕망은 책을 읽다 보면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샤워를 하면서 욕망은 다시 살아났다. 책 읽어주기ㅡ샤워ㅡ사랑 행위, 그러고 나서 잠시 같이 누워 있기. 이것은 우리의 만남의 의식이었다.'<책 읽어주는 남자> 중에서
책을 읽어주는 행위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집중하고 교감하는 시간을 갖음으로서 성적인 행위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매우 독특하고 흥미롭습니다.
이러한 의식을 통해 두 사람은 서로에게 더욱 깊이 연결되고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우울에 대해서 지금까지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두 가지뿐이다. 첫번째는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것을 내가 소유하지 못해서 금세 외로워진 결과로서의 감정은 우울이라는 것. 두 번째는 인간이 아니라 사물이 나의 기대를 저버릴 때의 감정도 우울이라는 것. 그러니 우울은 차마 다른 인간에게 화낼 일이 못 되는 감정인 것 같다.-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갖지 못했을 때 느끼는 허전함과 부족함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감정이지요..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기대하며 살아가지만 현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느끼는 실망감은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소감: 침대와 책, 나만의 사색 공간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침대 위에서 책을 읽는 나만의 시간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평소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놓쳐버린 사색의 시간들이 생각났고, 작가의 말처럼 침대 위에서의 독서가 단순히 여가가 아니라 나 자신을 찾는 중요한 시간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내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 속 사소한 순간들을 새롭게 보게 해주었고, 그 속에서 더 깊은 통찰을 얻게 되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책 읽기를 잊고 살았던 분들에게
이 책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귀 기울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작가가 추천하는 다양한 책들을 통해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고, 자신의 독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습니다.
사랑, 우정, 꿈, 고독 등 삶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함께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