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오는 헤롯왕 과 그의 의붓딸 살로메의 그리고 당대의 예언자 세례 요한의 비정상적인 사랑의 관계를 다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대작 <살로메>는 근친상간의 이미지를 짙게 풍기는 아주 독특하고 자극적인 소재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중반까지 후기 낭만주의 음악의 마지막 주자로 명성을 떨쳤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그의 삶과 음악 세계를 대변하는 말 가운데 ‘세기 말적’이라는 표현만큼 적절한 언어가 또 있을까 ?
슈트라우스는 만년에 나찌 정권에 협력했다는 혐의로 많은 유럽인들에게 비난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시대를 풍미한 음악가로서 그가 남긴 예술적 성과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는 자유로운 사상과 감미롭고 관능적인 오페라 선율로 오늘 날까지 청중들을 매료시킨다 .
오페라 <살로메>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작곡한 작품으로,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오페라는 욕망, 권력, 그리고 파멸을 중심으로 한 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세례 요한의 등장 및 원초적인 사랑
주인공 살로메와 세례 요한의 관계는 인간의 원초적인 사랑과 집착을 통해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오페라 "살로메"의 배경은 헤로데 왕의 궁전입니다. 이곳에서 헤로디아스의 딸 살로메는 계부인 헤로데 왕의 음탕한 눈길을 피하고자 마당으로 나옵니다. 그곳에서 살로메는 지하 감옥에 갇혀 있는 세례 요한(히브리어로는 이오카나안)의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요한은 강력한 예언자이자 금욕적인 인물로, 헤로데 왕과 헤로디아스의 부도덕함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궁전 안의 부패를 신랄하게 공격합니다. 살로메는 요한의 목소리에 강하게 이끌리며, 그의 신비로움과 강한 신앙에 매료됩니다.
그녀는 요한을 만나고자 하여, 감옥의 문을 열라고 명령합니다. 요한이 나타나자, 살로메는 그의 순수함과 강한 신념에 매료되어 그의 사랑을 갈구합니다. 그러나 요한은 그녀를 철저히 거부하고, 살로메의 육체적 욕망을 죄악시하며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살로메의 사랑은 집착으로 변하고, 그녀는 요한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그를 소유하고자 하는 원초적인 욕망에 휩싸입니다.
살로메의 파멸
살로메는 자신을 거부한 요한에 대한 복수심과 그를 소유하고자 하는 집착에 점점 더 사로잡히게 됩니다. 이 와중에 헤로데 왕은 살로메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그녀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살로메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헤로데에게 요한의 머리를 요구합니다. 이 요구는 헤로데를 공포에 떨게 하지만, 그는 자신의 맹세를 어길 수 없기에 결국 요한의 처형을 명령합니다. 요한의 머리가 담긴 쟁반이 살로메에게 전달되자, 그녀는 광기어린 만족감을 느낍니다. 그녀는 죽은 요한의 머리에 키스하며 자신의 욕망을 채웁니다. 그러나 그녀의 이러한 행동은 궁전 사람들, 특히 헤로데를 경악하게 만듭니다. 헤로데는 더 이상 살로메의 광기를 용납할 수 없음을 느끼고, 군인들에게 그녀를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결국 살로메는 자신의 원초적인 욕망과 복수심에 휘말려 파멸에 이르게 됩니다.
전하고자 하는 교훈
사람들은 대체로 도덕적 완벽함과 부도덕함의 중간 지점에서 살아간다. 도덕적으로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도 욕망의
유혹을 받고 결국 도덕에서 일탈한다. 많은 사람들이 관습이나 도덕적 가치 기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욕망을 따르면 결과에 대한 책임을 두려워해 도덕의 틀에 자신을 묶어 놓는다. 도덕적으로 살아가는 것도 고통스럽기 때문에 사람들은 도덕과 부도덕 사이에서 적당히 발을 걸쳐 살아간다. 욕망에 솔직하지 못한 것은 위선 때문이 아니라 자유와 욕망의 대가를 치르기를 두려워해서일지도 모른다.
반면, 살로메는 자신이 느끼는 욕망에 충실하게 사는 여자다. 도덕과 비도덕의 경계에 걸치지 않고 욕망의 요구대로 움직이며, 도덕이나 규범은 그녀의 관심 밖이다. "살로메"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며, 도덕적 가치와 자기 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욕망과 집착이 무제한으로 방치될 때 개인과 주변을 파괴할 수 있음을 경고하며, 관객들에게 도덕적 기준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명반추천
Teresa Stratas & Karl Böhm (1974): 테레사 스트라타스(Teresa Stratas)가 살로메 역을 맡고, 칼 뵘(Karl Böhm)이 지휘한 이 녹음은 전통적이고 권위 있는 레코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스트라타스의 목소리가 살로메의 복잡한 캐릭터를 잘 표현해줍니다.
Birgit Nilsson & Georg Solti (1961): 비르기트 닐슨(Birgit Nilsson)과 조르지 솔티(Georg Solti)의 녹음 역시 매우 유명합니다. 닐슨의 강렬하고 감정적인 목소리는 살로메의 고유한 특성을 잘 드러내 줍니다.
Maria Ewing & Sir Charles Mackerras (1989): 마리아 윙(Maria Ewing)이 살로메를 맡고, 사이러스 매커러스(Sir Charles Mackerras)가 지휘한 이 녹음도 현대적인 해석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윙의 섬세하면서도 파격적인 연기가 돋보입니다.